2025년 9월 8일, 글로벌 커피 시장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선물시장에서 커피 생두(아라비카) 거래 단위가 기존 파운드(lb)에서 미터톤(mt, 1,000kg) 단위로 변경된 것입니다¹. 이는 단순한 단위 변경을 넘어 글로벌 커피 무역의 표준화를 위한 역사적인 정책 전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국만 고집한 파운드, 결국 글로벌 표준에 손 들다
미국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온 기존 커피 “C” 선물시장은 오랫동안 파운드 단위를 고수해왔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대다수의 커피 생산국, 수입국, 대형 유통사들은 미터톤이나 킬로그램 단위를 표준으로 사용해왔죠. 이러한 단위 차이로 인한 혼란과 비효율이 점점 커지면서,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국제 표준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특히 브라질, 콜롬비아, 베트남 등 주요 커피 생산국들과 유럽의 대형 로스터들이 지속적으로 단위 통일의 필요성을 제기해왔고, 결국 ICE는 이러한 시장의 요구를 수용하게 되었습니다.
환산 실수로 돈 날리고, 거래는 복잡하고… 명확한 한계
국제 거래에서 단위 표준화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습니다. 매번 파운드를 킬로그램으로, 센트를 달러로 환산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거래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렸고, 때로는 환산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재무적 손실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실제 커피 원료 매매와 물류 관리에서도 단위 불일치로 인한 혼란이 잦았으며, 이는 특히 대량 거래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시장 투명성 측면에서도 개선이 절실했습니다. 가격 표기와 거래 방식이 국가마다 달라 글로벌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시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고, 이는 곧 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습니다. 더욱이 커피 생산국, 수출국, 바이어 등 실제 업계 관계자들이 대부분 미터톤이나 킬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어, 미국 시장의 파운드 단위는 실무 현장과 동떨어진 ‘섬’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37,500파운드 → 10미터톤: 무엇이 어떻게 바뀌나
이번 변경의 핵심은 계약 크기가 기존 37,500파운드에서 10미터톤(10,000kg)으로 바뀌고, 가격 표시도 1파운드당 센트에서 1미터톤당 달러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가 갑작스럽게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ICE는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약 3년간의 과도기를 두기로 했습니다².
이 기간 동안 기존 KC 계약(파운드)과 새로운 AC 계약(미터톤)이 동시에 상장되어 거래되며, 시장 참여자들은 자신에게 편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거래소에서는 두 단위를 모두 실시간으로 표기하고 즉각적인 환산값을 제공하여, 투자자들이 두 시장을 쉽게 비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8년 3월 이후부터는 미터톤 단위만 적용되어 완전한 단위 통합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대형사는 환영, 중소는 적응 중… 시장은 긍정적
대형 무역상과 유통사들은 이번 변화를 적극 환영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글로벌 표준으로 통일되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며, 특히 환산 오류 제거, 서류 처리 간소화, 해외 로스터와의 거래 효율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한 대형 유통사 관계자는 “그동안 단위 환산 때문에 발생했던 수많은 실수와 시간 낭비를 생각하면, 이번 변화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반 시장 참여자들도 과도기에 두 단위가 병행되면서 초기에는 다소 혼란스러워했지만, 거래소와 각종 정보 서비스에서 환산값을 동시에 제공하면서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중소 로스터들의 경우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단위와 계약 규모에 불편함을 표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제 거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추세입니다.
파운드와 미터톤, 지금 어디서 함께 볼 수 있나
현재 과도기 동안 두 단위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ICE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기존의 Coffee C Futures³와 새로운 Coffee C Metric Futures⁴ 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하며 각각의 실시간 시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커피 시장 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이트들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Cafe Imports⁵는 미터톤 전환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실제 거래 사례를 들어 두 단위를 비교 설명하고 있으며, Perfect Daily Grind 등의 전문 매체들도 시장 해설 시 두 단위를 병행 표기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실시간 시세 플랫폼들도 변화에 발맞춰 서비스를 개선했습니다. Investing.com⁶에서는 커피 C(파운드)와 커피 C Metric(미터톤) 상품을 별도로 제공하고 있으며, Trading Economics⁷ 역시 두 단위의 가격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ICE 공식 문서와 계약서에서도 “미터톤당 달러”와 “파운드당 센트”가 동시에 표기되어, 인수·인도 및 청산 시 혼란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효율 상승, 비용 절감, 투명성 확보… 기대되는 3대 효과
이번 단위 변경으로 인한 가장 즉각적인 효과는 국제 거래의 효율성 향상입니다. 물류, 계산, 회계 등 모든 거래 단계에서 단위가 일치함으로써 업무가 대폭 간소화되고, 이는 곧 거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대규모 거래를 진행하는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정보의 투명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입니다. 실시간 환율과 가격 변동 정보 제공이 개선되고, 국가 간 가격 비교가 훨씬 용이해지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이는 특히 신규 시장 진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 유럽, 생산국 등 다국적 바이어와 무역업체 모두가 동일한 기준으로 가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어 글로벌 진출 장벽이 현저히 낮아질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표준화를 통한 시장 신뢰도 상승입니다. 시장 참여자, 금융기관, 생산국 모두가 통일된 규칙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되면, 이는 커피 선물시장의 유동성 증가와 가격 안정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