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정부가 중국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2025년 11월, 케냐는 커피·차·아보카도 등 주요 농산물의 대중국 수출 관세 철폐를 공식 촉구했습니다. 현재 중국은 케냐산 비가공 커피에 8%, 볶은 커피에 20%, 차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케냐 기업들에게 큰 수출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케냐와 중국 간 무역적자가 연간 42억 달러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이번 요청은 단순한 외교적 제스처가 아니라 아프리카 커피 수출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입니다.
45억 달러 수입 vs 2억 9천만 달러 수출, 극심한 불균형
케냐 농업부 장관 무타히 카그웨는 베이징에서 중국 세관 당국과 직접 만나 무관세 지위 부여와 수입 통관 신속화를 강조했습니다. 케냐는 2024년 중국으로부터 약 45억 달러를 수입한 반면, 대중국 수출은 2억 9천만 달러에 불과해 극심한 무역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카그웨 장관은 관세 철폐를 통해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커피를 비롯한 수출 주력 상품의 실질적 시장 진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Capital FM
승인 지연이 더 큰 문제
관세 외에도 중국 세관 당국(GACC)의 최종 승인 지연이 케냐 수출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케냐는 망고, 말린 고추, 녹두, 말린 과일, 약용식물 등 다양한 농산물과 축산물의 기술자료 제출 및 검역 조건을 이미 충족했지만, 일부 축산품의 경우 2년 넘게 심사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농업부는 시장 진입 약속이 실제 수출 물동량 증가로 이어져야 한다며, 중국 측에 절차 간소화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Capital FM
북미·유럽 의존에서 벗어나는 전략적 선택
케냐의 이번 대중국 관세 철폐 요청은 커피 수출 다변화를 위한 핵심 국가전략의 일환입니다. 전통적으로 북미와 유럽에 집중되었던 케냐 커피 수출은 최근 아시아, 특히 중국과 한국 시장을 새로운 타깃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는 경쟁국인 에티오피아와 우간다 등이 이미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는 현실을 의식한 결정입니다. 유럽연합(EU)의 까다로운 규제를 피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기도 합니다. Capital FM
중국의 무관세 정책, 이미 시작됐다
53개 아프리카 국가에 관세 철폐 약속
케냐의 요청이 공허한 외침이 아닌 이유는, 중국이 이미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2025년 6월 장샤에서 열린 중아프리카협력포럼(FOCAC) 장관회의 후, 케냐를 포함한 53개 아프리카 국가의 모든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기존 33개 최빈개발국(LDCs)의 무관세 혜택을 나이지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20개국으로 확대한 것으로, 케냐 커피 관세 철폐 전망을 밝게 합니다. 케냐와 중국은 이미 양자 무역 프레임워크 최종 조율 단계에 있으며, 루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합의에 따라 2025년 말 시행 가능성이 높습니다. Yicai Global
우간다와 에티오피아의 성공 사례
케냐와 유사한 사례는 이미 존재합니다. 우간다와 에티오피아, 르완다 등은 2023~2024년부터 중국의 무관세 정책 적용으로 커피 수출이 급증했습니다. 우간다는 2025년 3월 대중 커피 수출이 190% 증가하며 아시아 2위 시장으로 부상했고, 에티오피아는 98% 품목에 무관세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선례는 케냐의 요청도 수용될 가능성을 뒷받침합니다. Xinhua
케냐가 중국 시장을 두드린다, 커피 관세 철폐로 아프리카 무역 판도가 바뀐다
국제 커피 산업에 던질 파장
케냐 커피의 가격 경쟁력 상승
중국이 케냐 커피 등 아프리카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면 국제 커피 산업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케냐 커피의 중국 내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수출량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케냐 커피 생산자와 농가의 소득 증대로 직결되고, 젊은 층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커피 소비 시장과 맞물려 아프리카산 커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글로벌 무역 흐름의 변화
국제 무역 흐름에서는 전통적인 북미·유럽 시장 중심 구조에서 아시아, 특히 중국으로의 수출 다변화가 촉진됩니다. 아프리카 커피가 중국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북미와 유럽 등 기존 시장에는 공급 감소 압력이 커질 수 있고, 이는 가격 상승 요인이 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다만 유럽연합의 까다로운 규제 대신 중국 시장 진출이 용이해져 생산자들이 품질 및 부가가치 향상에 집중하는 동기가 부여될 수 있습니다. Intelligence Coffee / Yicai Global
약속과 실행 사이, 여전한 우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신중한 시각도 제기됩니다. 비판적 관점에서 중국의 무관세 정책은 아프리카 커피 수출을 촉진하지만, 비관세 장벽(SPS 검역, 기술 승인 지연)이 여전해 실질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케냐 농업부도 축산품 심사가 2년 넘게 지연되고 있음을 호소하며, 정책 약속과 실행 간 괴리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와 농가 단체는 중국의 관세 철폐 약속과 실제 시행 간 괴리가 지속된다면, 케냐 농가 및 수출업체의 투자와 시장 준비 비용만 커진 채 가시적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비판합니다. Intelligence Coffee / Capital FM
또한 중국 시장 내 경쟁도 만만치 않습니다. 브라질과 베트남이 이미 중국 커피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고, 생산 비용 상승으로 케냐 농가의 단기 수익 확대가 어려울 수 있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지적됩니다.
새로운 기회의 문, 열릴 것인가
종합적으로 중국의 아프리카산 커피 관세 철폐는 케냐를 포함한 아프리카 커피 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하고, 국제 커피 무역 구도 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케냐 정부와 중국 간 무역 협상이 마무리되고 실질적인 무관세 시행이 이루어지면, 중국 시장 중심의 아프리카 커피 수출 확대와 글로벌 시장 내 경쟁력 향상이 예상됩니다.
다만 정책 실행 과정에서 검역 지연, 통관 지체와 같은 비관세 장벽 해소가 병행되어야 실질적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케냐가 에티오피아와 우간다의 성공 사례를 따라갈 수 있을지, 아니면 약속과 실행 사이의 간극에서 또 다른 좌절을 경험할지는 앞으로 몇 달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중국의 아프리카 무관세 정책이 단순한 외교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무역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국제 커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