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정부가 커피 가격 상승을 노린 투기적 비축을 강력히 단속하며 수출 확대에 나섰습니다. 현재 연간 약 50억 달러 수준인 커피 수출 수익을 100억 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 아래, 전국적인 커피 검사 캠페인과 함께 구조적 개혁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단기 성과는 나타났지만, 시장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라는 근본적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창고에 숨겨진 커피, 무엇이 문제인가?
에티오피아 정부는 일부 공급자와 수출업자들이 커피 가격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커피를 시장에 내놓지 않고 저장하는 행위를 투기적 비축으로 규정했습니다. 정부와 에티오피아 커피 및 차청(ECTA)은 이러한 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실제 수출량이 목표치 대비 75%에 그치는 등 수출 실적을 저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Capital Ethiopia
무엇보다 비축 행위는 인위적인 공급 부족을 초래해 시장 불안정을 유발합니다. 농가 출하 가격이 정부가 정한 상한 가격인 90~110 비르/킬로를 크게 초과하여 150 비르까지 오른 사례도 있어, 시장 질서를 뒤흔드는 행위로 간주되었습니다. 일부 브로커와 불법 중개자는 농가 명의를 빌려 대량으로 커피를 우회 수출하거나, 세금 및 유통 규제를 피해 비축·거래하는 사례가 적발되었습니다. 이는 정직한 거래자와 합법적 수출자의 경쟁력을 저해하고, 시장의 투명성을 훼손한다고 정부는 판단했습니다. Ethiopian Business Review
전국 검사 캠페인, 강제 압수까지
에티오피아 농림부 장관은 2025년 11월 초부터 전국적인 커피 비축에 대한 긴급 검사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 캠페인은 커피를 인위적으로 시장 밖으로 빼돌리거나 투기 목적으로 비축하여 공급과 가격을 왜곡하는 사례를 바로잡기 위한 것입니다. 정부는 커피 공급자와 수출업자, 중개업자 등이 커피를 합법적으로 시장에 유통하지 않고 더 높은 가격을 기대하며 비정상적으로 보관하거나 거래하는 행위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정부는 반복적으로 “커피를 시장에 유통하라”고 지시했으나, 이를 따르지 않는 사례가 있어 비축된 커피를 강제 압수한 뒤 이를 직접 수출하고, 그 수익을 원 소유자에게 반환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정부는 “목적은 국가화가 아니라 커피를 수출해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에티오피아 커피 및 차청은 품질 관리, 인증 강화와 더불어 검사를 다각화하고 공급자·수출업자에 대한 규제와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Reuters / Capital Ethiopia
47% 수출 증가, 그러나 목표의 75%에 그쳐
수출 급증의 이면에는
최근 2025/26년 회계연도 초 3개월 동안, 에티오피아는 7억 6,000만 달러의 커피 수출 수입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47% 성장했습니다. 정부는 국내 가공산업 육성, 품질 등급제 도입, 수출 채널 다변화를 통해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벨기에 등 주요 수출국을 확대하고, 스페셜티 커피 비중을 늘리는 등 다각적인 정책을 펼쳤습니다. 수출 성장에는 거버넌스 개선, 통화 제도 개혁, 제도적 투명성 강화와 더불어 대규모 수출 규제 및 투기적 비축 방지 조치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Africa Sustainability Matters
하지만 수출 수익은 증가했으나 실제 수출량은 계획의 75%에 불과해, 정량적 목표와 실적 간 격차가 현재의 가장 큰 과제로 지목됩니다. 정부는 연간 60만 톤의 커피 수출량 목표와 커피 단독 수출 수익 30억 달러, 전체 커피 관련 산업 수출로 100억 달러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AllAfrica
품질과 가공, 두 마리 토끼 잡기
정부는 고품질 커피 생산 지역, 특히 이르가체페 등을 중심으로 품질 및 인증 센터를 확대하고 공급망 투명화에 나섰습니다. 단순 원두 수출에 머무르지 않고, 커피 로스팅, 패키징 등 국내 가공산업과 연계하여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정책도 병행 중입니다. Africa Sustainability Matters
자본금 15배 상향으로 시장 진입장벽 높이다
에티오피아 커피 및 차청(ECTA)은 2025년 ‘1106/2025 지침’을 시행하여, 민간 커피 수출업자에 대한 최소 자본금 요건을 기존 100만 비르에서 1,500만 비르로 15배 상향했습니다. 품질관리 인증, 커피 랩 설립, 전문 테이스터 배치 등도 의무화해 무분별한 자격증 남용, 시장 투명성 훼손, 비정상 거래 등 부정행위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공식 입장입니다.
일부 산업 관계자는 자본 요건 상향에 대해 대형 수출업자만 유리해지고 경쟁이 줄어든다는 우려를 표했지만, 정부와 다른 전문가들은 산업 전문성과 품질 기준을 높이는 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FoodBusinessMEA
단기 성과 vs 장기 과제: 여전한 구조적 취약성
수출 실적 향상과 정부의 강도 높은 단속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투명성 부족과 세금 시스템, 공급망 파편화, 그리고 불법 브로커의 활동 등 구조적 취약성이 여전합니다. 검사는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투명성·공정성·지속적 성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더 근본적 개혁과 법적, 제도적 관리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현지 업계에서 나옵니다.
특히 일부 수출자는 정부의 검사 및 규제를 과도한 국가개입으로 보고, 자유시장 기능 및 민간 부문 확대의 필요성을 함께 주장하고 있습니다. 자본금 요건 상향 역시 진입장벽을 높여 소규모 수출업자들을 시장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Capital Ethiopia / Africa Sustainability Matters
강력한 개입과 지속 가능성 사이의 균형점
에티오피아 정부의 투기적 비축 방지 조치와 수출 확대 정책은 단기적으로 수출 실적 증가라는 가시적 성과를 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구조적 개혁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개입이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자율성과 시장 기능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점에서 에티오피아 커피 산업은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