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재생 커피(Regenerative Coffee) 주문량이 2024년 말 26톤에서 2025년 70톤으로 거의 3배 급증했습니다. 토양 건강 회복과 탄소 배출 감소를 목표로 하는 재생 농업 방식의 커피가 영국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22개 영국 로스터들의 2025-2026년 수확 사전 주문량은 다시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환경 의식 높은 소비자와 기후 변화 대응 필요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고, 그린워싱 우려와 높은 가격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토양을 살리는 커피, ‘재생 커피’가 뭐길래
재생 커피는 재생 농업(regenerative agriculture) 방식으로 생산된 커피를 말합니다. 재생 농업은 단순히 환경을 해치지 않는 수준을 넘어, 토양 건강을 적극적으로 회복하고 생태계를 증진하는 농업 방식입니다. 유기비료 사용, 재생에너지 활용, 물 사용 저감, 혼농임업(다종작물 재배) 등을 통해 커피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토양 탄소를 흡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Nespresso
일반 유기농 커피와 다른 점은, 재생 커피는 생태계 복원과 기후변화 대응까지 목표로 한다는 점입니다. 100% 재생 에너지로 로스팅하고, 전체 생산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며, 커피 재배지의 수자원 보존과 생물 다양성 증진까지 고려합니다. 결과적으로 맛과 향이 풍부할 뿐 아니라 지구 환경에도 긍정적 기여를 하는 지속 가능한 커피입니다. Nespresso
1년 새 3배 폭증, 영국은 왜 재생 커피에 주목했나
환경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소비자 및 기업의 관심 급증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영국의 고급 커피 구매자들은 환경에 보답하고자 재생 커피 주문을 대폭 늘렸고, 특히 친환경 의식이 높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재생 커피 생산 농가가 ECO 인증을 획득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 준수뿐 아니라 커피 원산지의 투명성까지 보장하는 점이 신뢰를 높였습니다. Comunicaffe / Routes Coffee
기후 변화로 인한 커피 생산 위기가 재생 농업의 필요성을 부각시켰습니다. 브라질, 베트남, 호주 등 전 세계 주요 커피 생산국에서 생산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지속 가능한 생산 방식이 절실해졌습니다. 영국 시장에서는 재생 농업을 활용한 커피가 미래 대응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Comunicaffe / Yumda
영국 커피 시장 자체가 스페셜티 커피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품질뿐 아니라 환경·사회적 책임을 고려하는 구매 행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윤리적 소비 가치를 중요시하면서 재생 커피 수요가 자연스럽게 증가했습니다. Routes Coffee / British Coffee Association
브라질산 인증 커피가 영국 시장을 사로잡다
영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재생 커피의 주요 수입지는 브라질입니다. 브라질의 재생 커피 농협인 Expocacer가 이 분야의 선구자로, 다종작물 재배와 유기 비료 사용 등 농업 생태계를 복원하는 방식으로 커피를 생산합니다. 이 커피는 영국 시장에서 ECO 인증을 받아 ESG 준수와 원산지 추적 가능성을 보장하며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Comunicaffe
재생 커피 인증은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5년 9월 레인포레스트 얼라이언스(Rainforest Alliance)는 커피 생산에 특화된 최초의 재생 농업 인증을 발표했습니다. 이 인증은 토양 건강, 생물 다양성, 물 관리, 농부의 삶의 질 개선 등 다양한 항목을 포함하며 2026년부터 제품에 표시됩니다. Rainforest Alliance
영국 내에서도 ‘Regenerative Organic Certified’라는 USDA 기반 인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영국 로스터 Bella Barista가 이 인증을 받은 최초의 기업으로, 파타고니아의 비영리 동맹이 후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증들은 지속 가능한 농업 관행과 투명한 공급망 보증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영국 시장에서 재생 커피 수요 급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Bella Barista / Hospitality & Catering News
일반 커피보다 비싸도 팔린다, 프리미엄의 비밀
재생 커피는 일반 커피에 비해 가격이 다소 높은 편입니다. 재생 농업 방식이 토양 건강 회복, 생물 다양성 증진 등 환경 친화적이고 복잡한 과정을 포함하며, 생산 비용이 일반 커피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2025년 미국 시장에서 재생 인증을 받은 유기농 커피는 12온스(약 340g) 기준 19달러 전후에 판매됩니다. Eco Friendly Homestead
소비자 입장에서는 재생 커피가 더 비싸게 판매되지만, 이러한 프리미엄 가격이 농부들에게 돌아가 환경과 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지원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재생 농업은 장기적으로 농부들의 생산성을 높이고 농업 투입 비용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어, 품질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긍정적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IISD
영국과 미국 등에서는 재생, 유기농, 공정무역 인증 커피가 시장에서 점점 더 주목받으며, 소비자들이 환경과 농부 권리를 고려해 약간의 가격 프리미엄을 기꺼이 지불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소비자층은 높은 가격이 부담이 되기도 하므로,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향상과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Fed Up Foods / EatingWell
하루 9,800만 잔 소비 시장에서 70톤, 의미 있는 성장일까
영국 커피 시장에서 재생 커피 사용량이 1년 만에 26톤에서 70톤으로 증가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하면 아직은 매우 작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영국은 하루 약 9,800만 잔의 커피를 소비하는 큰 시장이지만, 재생 커피는 아직 고급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주로 소비되며 대중적인 커피 소비층에는 확산이 더딥니다. Comunicaffe / Mintel
재생 커피는 시장에 새로운 틈새를 만드는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국 내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며, 환경 의식이 높은 소비자와 ESG 경영을 중시하는 기업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재생 커피도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Routes Coffee
그린워싱 논란과 높은 진입장벽, 넘어야 할 산
재생 커피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재생 농업 전환의 높은 초기 비용과 농부 지원 부족입니다. 대규모 투자와 협력 없이는 충분한 확산과 긍정적 효과 실현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많은 소규모 농가들이 재생 농업으로 전환하고 싶어도 초기 투자 비용과 기술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TechnoServe
그린워싱(환경적 거짓 광고)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증과 마케팅에만 의존해 실질적인 환경 개선 효과 없이 재생 커피라는 이름만 사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질적인 지속 가능성 증명과 투명한 공급망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Perfect Daily Grind
또한 재생 커피가 고가격으로 인해 대중화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환경 의식이 높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소비자층에만 국한될 경우, 전체 커피 산업의 지속 가능성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보다 많은 농가와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가격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WBCSD
틈새에서 주류로, 재생 커피의 다음 단계는
영국 시장에서의 경험은 다른 소비국에도 시사점을 줍니다. 재생 커피는 기후 변화와 농업 환경 악화에 대응하는 실질적 방안으로 주목받으며, 장기적으로 농부 소득 증대, 커피 수출 확대, 환경 보존에 기여할 수 있음이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TechnoServe
다만 각국 특성에 맞는 지원 정책, 산업 전반의 협력, 소비자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정부와 민간 부문이 함께 재생 농업 전환을 위한 재정 지원, 기술 교육, 인증 시스템 구축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WBCSD
영국의 22개 로스터들이 2025-2026년 수확 사전 주문량을 다시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는 점은 긍정적 신호입니다. 이는 재생 커피에 대한 시장의 확신과 장기적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영국뿐 아니라 유럽 전역, 북미, 아시아 등으로 재생 커피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Comunicaffe
콜롬비아 커피 생산량, 30년 만에 최고 기록 달성… 하지만 앞으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