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올해 4분기 라니냐 발생 확률을 71%로 발표하면서 글로벌 커피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라니냐는 태평양 적도 부근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으로, 브라질에는 가뭄을, 콜롬비아에는 폭우를 가져오며 생산량 감소와 품질 저하를 초래합니다.
지난 5년간 라니냐는 콜롬비아 생산량 9.1% 감소, 브라질 아라비카 10% 이상 감소 등 실질적 피해를 입혔고, 이번에도 2026/27년 수확까지 장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됩니다. 커피 가격은 이미 고점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라니냐가 뭐길래, 커피 시장이 떠는가
라니냐(La Niña)는 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낮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스페인어로 ‘소녀’를 뜻하는 이 현상은 엘니뇨(El Niño)의 반대 개념으로, 전 세계 기상 패턴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옵니다. 문제는 이 변화가 지역마다 정반대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WMO
2025년 10월 현재, NOAA는 10~12월 라니냐 발생 확률을 71%로 발표했습니다. 유엔기상기구(WMO)를 비롯한 여러 글로벌 기상기관도 올해 4분기부터 2025년 겨울(12~2월)까지 라니냐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12월~2월 확률은 54~55%로 다소 낮아지지만 여전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 초에는 ENSO 중립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55% 정도입니다. NOAA / WMO
전문가들은 이번 라니냐가 현재는 약한 편(weak La Niña)으로 여겨지며 단기간 내 그칠 가능성이 있지만, 만약 강하게 지속될 경우 2026년 커피 생산 시기까지 기후 변수로 작용해 생산량과 품질에 장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Tettens Grain
브라질에는 가뭄, 콜롬비아에는 폭우… 지역마다 다른 악몽
라니냐가 커피 산업에 치명적인 이유는 주요 생산국마다 정반대의 기상 재해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에서는 중남부 커피 산지에 건조한 날씨가 길게 이어집니다. 아라비카 커피의 주요 생육·개화기에 가뭄 피해가 겹치면서 2026/27년산 수확량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2025년 10월 기준, 주요 재배지인 미나스제라이스에서 한 주간 강우량이 평소의 3%로 극히 적게 기록되어 농가들의 우려가 커졌습니다. Nasdaq / Coffee Business Intelligence
반면 콜롬비아에서는 라니냐가 과도한 강우를 불러옵니다. 습기가 증가하면서 병충해(특히 녹병) 확산이 심각해지고, 홍수와 산사태로 인한 물리적 피해도 발생합니다. 품질 저하는 물론 생산 환경 자체가 악화되는 상황입니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도 콜롬비아와 비슷한 문제를 겪습니다. Comunicaffe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은 라니냐 기간 동안 강우량이 증가해 수확 지연과 병해 발생 가능성이 커집니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공급량 급증과 함께 강우 영향 뉴스가 동시에 나오면서 시장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AI Invest
최근 5년의 교훈, 라니냐가 남긴 상처들
라니냐의 위협은 단순한 전망이 아닌 실제 피해 사례로 입증되었습니다. 2020~2022년 라니냐 기간 동안 콜롬비아는 과도한 강우와 홍수, 산사태로 인해 커피 생산량이 9.1% 감소했습니다. 녹병 등 병충해가 확산되고 생산 환경이 악화되면서 농가들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후 2023년 엘니뇨 현상과 맞물려 생산 회복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완전한 회복에는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Tridge / Fresh Farmer
브라질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2020~2025년 동안 라니냐로 인한 가뭄과 서리 피해가 반복되면서 2025년에는 아라비카 커피 생산량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로 인한 가격 변동성과 공급 불안정이 커지면서, 2024년에는 이상 기상으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로부스타 커피가 시장을 주도하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발생했습니다. StoneX / StoneX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로부스타 산지도 2020년대 들어 라니냐 영향으로 강우 패턴이 변화하며 수확 지연과 병해 발생 등 생산 차질 사례가 보고되어, 글로벌 공급망에 불확실성을 더했습니다. GrainPro / Tridge
커피 가격 고공행진, 시장은 어디로 가나
라니냐의 실제 영향은 이미 커피 가격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아라비카 커피 생산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으면서, 국제 커피 가격은 고점 근처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2025년 10월에는 브라질 가뭄 우려로 커피 가격이 급등했다가, 단기 강우 소식에 일시 하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Yahoo Finance / Barchart
ICE 커피 재고량 급감도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재고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라니냐로 인한 생산 차질 우려가 겹치면서, 투자자들과 거래자들은 공급 부족 시나리오에 베팅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상 변동성은 상품 투자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며, 커피뿐 아니라 다른 곡물 시장에도 연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Market Minute / Trading Economics
브라질 헤알화 약세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환율 변동이 수출 가격에 영향을 주면서 가격 전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Nasdaq
농가들의 대응, 기후 적응 전략 강화
브라질 커피 농가와 트레이더들은 라니냐의 위협에 맞서 기후 적응 전략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조기 관개 시스템 구축, 가뭄에 강한 품종 개량, 토양 수분 관리 기술 도입 등 다양한 대응책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나스제라이스와 상파울루 등 주요 산지에서는 물 부족에 대비한 저수지 확충과 점적 관개 시스템 설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StoneX
콜롬비아와 동남아 지역에서는 병충해 대응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녹병 등 습기로 인한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내병성 품종 재배를 확대하고, 예방적 방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배수 시스템 개선과 산사태 위험 지역의 재배지 이전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Fresh Farmer
베트남에서는 강우 패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수확 시기 조정과 건조 시설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기에 수확이 겹칠 경우 품질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한 가공 기술 개선도 진행 중입니다. GrainPro
전문가들의 전망, 약한 라니냐는 기회일까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라니냐의 강도와 지속 기간에 큰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현재 예측되는 “약한 라니냐”가 단기에 그칠 경우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있습니다. 약한 라니냐는 전통적인 기상 신호는 나타나지만, 극단적인 가뭄이나 폭우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Tettens Grain / The Globe and Mail
하지만 만약 라니냐가 강하게 전개되거나 2026년까지 장기화될 경우, 다가올 2026/27년 생산까지 장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현재의 가격 상승세가 단기 조정을 거친 후 다시 강세로 전환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브라질의 생산 차질이 예상보다 클 경우, 커피 가격이 역사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합니다. Coffee Business Intelligence
곡물 시장 전문가들은 라니냐가 커피뿐 아니라 옥수수, 대두 등 다른 상품 작물에도 영향을 미치며, 전체 농산물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브라질은 커피뿐 아니라 여러 주요 농산물의 생산국이기 때문에, 라니냐의 영향은 식량 가격 전반에 파급될 수 있습니다. Farm Progress / Barch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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