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아시아 주요 도시를 걷다 보면 낯익은 럭셔리 브랜드 로고 아래 커피 잔을 든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루이비통, 프라다, 코치, 랄프 로렌, 자라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아시아 전역에서 카페 공간을 적극 확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라이프스타일과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카페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셜 미디어 공유가 활발한 밀레니얼·Z세대의 ‘경험 소비’ 트렌드에 맞춘 전략으로, 브랜드 체류 시간을 1.5배 이상 늘리고 충성 고객 비율을 30% 이상 성장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핸드백보다 라떼가 먼저, 경험 소비 시대의 도래
과거 럭셔리 브랜드 매장은 제품을 사기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밀레니얼과 Z세대는 제품보다 경험을 중시하며, SNS에 공유할 만한 특별한 순간을 찾습니다. 이들에게 브랜드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브랜드와 감성적으로 연결되는 공간입니다. CNBC / South China Morning Post
패션 브랜드들은 이 점을 정확히 파악했습니다.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인테리어, 독창적인 메뉴, 그리고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녹아든 공간은 자연스럽게 인스타그램과 틱톡의 콘텐츠가 됩니다. 소비자들은 브랜드 카페에서 찍은 사진을 SNS에 공유하며, 이는 곧 무료 브랜드 마케팅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브랜드 카페를 방문한 고객의 매장 체류 시간은 평균 1.5배 이상 증가하며, 이는 곧 제품 구매로 연결될 가능성을 높입니다. South China Morning Post / Chosun Biz
서울 강남부터 상하이까지, 아시아를 사로잡은 브랜드 카페
한국은 이 트렌드의 최전선입니다. 루이비통은 서울 강남에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건축물 안에 카페 공간을 조성했습니다. 전통 한식과 프랑스식 요리를 접목한 독특한 메뉴를 선보이며 고급스러운 문화 체험을 제공합니다. 자라는 서울 명동에 ‘자카페(Zacaffe)’를 운영하며 로컬 입맛에 맞춘 음료와 베이커리, 브랜드 굿즈 판매를 결합해 쇼핑 경험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코치도 강남에 커피와 브랜드 아이스크림, 독창적 베이커리 메뉴를 갖춘 카페를 열어 젊은 층과의 연결고리를 강화 중입니다. Inside Retail Asia / Chosun Biz
중국 시장도 뜨겁습니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현지 식음료 문화를 반영한 카페를 운영하며 프리미엄 커피와 고급 디저트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루이비통은 상하이의 주요 쇼핑몰에 팝업 카페를 열어 젊은 고객 대상 브랜드 노출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난징의 자라 카페는 현지 입맛을 반영한 메뉴를 강화해 대중적 접근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럭셔리 브랜드들이 중국 내 카페 사업에 적극 투자하면서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South China Morning Post / Jing Daily
홍콩에서는 랄프 로렌이 센트럴에 패셔너블한 카페를 운영하며 패션과 연계된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제공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브랜드 이미지를 재구축하는 전략의 일환입니다. 루이비통과 디올 카페 역시 홍콩에서 브랜드 감성과 고급 음료 콘텐츠를 결합해 VIP 고객과 젊은 소비층을 동시에 타깃으로 삼고 있습니다. The Star
동남아시아에서도 확장세가 거셉니다. 프라다는 싱가포르 이온 오차드 몰에 아시아 최초 카페를 세우며 커피와 케이크, 브랜드 굿즈가 결합된 프리미엄 공간을 선보였습니다. 태국 방콕에서는 루이비통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식음료 공간을 급성장시키고 있으며, 현지 미식 트렌드에 맞춘 메뉴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Lifestyle Asia / The Post
숫자로 증명된 효과, 카페가 바꾼 고객 행동
브랜드 카페의 효과는 구체적인 숫자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카페를 방문한 고객은 일반 매장 방문객에 비해 체류 시간이 1.5배 이상 증가하며, 이는 자연스럽게 제품 탐색 시간 증가로 이어집니다. 또한 브랜드 카페를 경험한 고객 중 충성 고객 비율이 30% 이상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outh China Morning Post / Chosun Biz
카페는 단순 매출보다는 브랜드 경험 강화와 소셜 미디어 노출 확대에 초점을 맞춥니다.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공간과 독창적 메뉴 구성이 밀레니얼·Z세대와의 정서적 연대감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고객들은 브랜드 카페에서의 경험을 SNS에 공유하며, 이는 곧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신규 고객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듭니다. CNBC
화려한 겉모습 뒤 숨은 고민,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
하지만 모든 것이 장미빛은 아닙니다. 커피 카페 확장이 브랜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카페 인프라 확대 속도가 과도하다고 지적합니다. 카페 운영에는 인력, 식자재, 공간 관리 등 지속적인 비용이 들어가지만, 이에 비해 실질적 수익은 낮은 편입니다. Chosun Biz / Jing Daily
또한 소비자들이 빠르게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만큼, 차별화된 카페 운영과 지속적 혁신이 필수적입니다. 초기에는 신선함으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경쟁 브랜드들도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면 차별점이 희석될 수 있습니다. 결국 카페가 일시적 마케팅 수단에 그칠지, 아니면 브랜드의 핵심 정체성으로 자리 잡을지는 앞으로의 전략에 달려 있습니다. Jing Daily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진화, 카페는 시작일 뿐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의 카페 확장은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진화를 선언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의류와 액세서리를 넘어 고객의 일상 전반에 스며들고자 합니다. 아침 커피 한 잔, 친구와의 브런치, 쇼핑 후 휴식 시간까지, 브랜드가 고객의 삶에 함께하는 순간을 늘리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CNBC
아시아 시장은 이러한 전략의 실험장이자 성공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각 국가의 문화와 소비자 특성에 맞춰 메뉴와 공간을 차별화하며, 로컬라이제이션과 글로벌 브랜드 정체성의 조화를 이뤄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트렌드는 더욱 확산될 것이며, 단순한 카페를 넘어 레스토랑, 호텔, 라운지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큽니다. Lifestyle Asia
결국 브랜드 카페는 제품이 아닌 경험을 파는 시대의 상징입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물건만 사지 않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브랜드와 함께하는 특별한 순간, SNS에 공유할 만한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은 이 욕구를 정확히 포착했고, 카페는 그 욕구를 충족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South China Morning Post
루이비통에서 라떼를 마시는 것이 더 이상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왔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새로운 럭셔리 경험의 정의가 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밀레니얼과 Z세대는 이미 이 변화를 받아들였고, 브랜드들은 그들의 선택에 맞춰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이 어디까지 갈지, 그리고 다음 단계는 무엇일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CNB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