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나이로비 커피 거래소(NCE)에서 AA등급 커피 가격이 최고 60,073 KSh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습니다. 매출은 전주 대비 상승했고, 거래량도 크게 늘었습니다. 이 놀라운 성과 뒤에는 두 가지 핵심 동력이 있습니다. 하나는 글로벌 시장의 수요 증가, 다른 하나는 정부 주도 ‘직접 정산 시스템(DSS)’이 만든 구조적 변화입니다. 농민이 실질 소득을 체감하자, 고품질 커피 공급이 확대되고 시장 전체가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주간 경매, 4억 4천만 실링 돌파
2025년 11월 4일 NCE 주간 경매에서는 7,147가방(약 444,889kg)의 커피가 거래되며 총 4억 4,770만 케냐 실링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는 전주 4억 1,180만 KSh 대비 상승한 수치로, 특히 50kg 기준 AA등급 커피 평균가가 8.5% 인상되며 프리미엄 등급에 대한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습니다.
이번 경매에서 주목할 점은 글로벌 바이어의 적극적인 참여입니다. Kenyacof, Louis Dreyfus, Ibero Kenya, Alliance Berries 등 대형 바이어와 9개 브로커가 활발히 거래에 나섰으며, 전체 시장의 68%를 5개 대형 바이어가 점유했습니다. 특히 Kenyacof이 최다 구매자로 1,760가방을 낙찰 받으며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Business Today
가격 상승을 이끈 두 가지 동력
이처럼 매출과 가격이 뚜렷하게 상승한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수요 증가
같은 시기 브라질 등 주요 산지의 작황 부진 전망과 더불어 뉴욕 아라비카 선물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며, 고품질 케냐 커피, 특히 AA 등급에 대한 국제적 수요가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Louis Dreyfus, Kenyacof 같은 글로벌 대형 바이어들이 적극적으로 구매에 나서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직접 정산 시스템(DSS)이 만든 구조적 변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케냐 정부가 도입한 ‘직접 정산 시스템(Direct Settlement System, DSS)’의 효과입니다. DSS는 농민이 판매액의 최소 80% 이상을 늦지 않게 직접 수령하도록 제도를 개편한 것이 핵심입니다. 이 시스템 덕분에 다음과 같은 긍정적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먼저, 투명성이 강화되었습니다. 경매 수익이 농민에게 직접 연결되면서 중간상(브로커·창고 등)에 의한 부정·지연 지급 문제가 크게 감소했습니다. 또한 신뢰도가 상승하고 공급이 확대되었습니다. 농민이 가격 상승분을 체감할 수 있게 되자, 고품질 원두 공급에 더 많이 참여하게 되었고, 이는 경매에 나온 프리미엄 커피 물량 자체를 늘려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동시에 지불 지연이 해소되고 금융 지원이 연결되었습니다. NCE 경매 수익 배분이 신속해짐과 동시에, 정부가 병행한 농가 직접 금융지원(Cherry Advance Revolving Fund) 정책이 안정적 생산 기반 마련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더 나아가 커피법·협동조합법 등 동반 입법으로 산업 구조 개편과 농민 보호 의지를 명확히 하며, 글로벌 바이어 신뢰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국, 정부 주도 DSS 등 직접 지급 개혁으로 농가가 생산 수준과 품질에 맞는 수익을 신속히 실감하게 되면서, 고품질 커피 생산 및 낙찰 물량이 늘었고, 이에 프리미엄 시장가와 매출 모두 크게 성장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Streamline Feed / MyGov Kenya
왜 DSS가 절실했을까?
DSS가 이토록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 케냐 커피 산업이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케냐 커피가 높은 가격에 거래되어도, 정작 농민들은 제대로 된 소득을 얻지 못했습니다. 브로커, 창고업자, 수출상 등 다수의 중간 매개가 존재하며, 각 단계마다 수수료가 공제되고 지불이 지연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판매가 대비 농민이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턱없이 낮았고, 이는 산업 신뢰를 크게 저해하는 요인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경매 이후에도 최종 정산 금액이 체계적으로 공개되지 않으면서 대금 미지급과 지연 지급 문제가 고질적으로 반복됐습니다. 커피 가격이 상승해도 농민에게 실질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산업 왜곡이 심화된 것입니다. DSS는 바로 이 지점을 해결하기 위해 설계된 제도입니다. MyGov Kenya
역대 최고 수준의 가격 경쟁력
이러한 개혁과 글로벌 수요가 맞물리며, 케냐 커피는 역대 최고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입증했습니다. 11월 4일 경매에서 기록한 60,073 KSh는 2024~2025 시즌 전체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가격입니다. 비교해보면, 11월 11일 경매에서는 AA등급 평균가가 59,867 KSh, 최고가는 66,021 KSh로 상승세가 이어졌으며, 10월 초에는 45,000~54,000 KSh 선을 기록했습니다. Kenya News / Standard Media
2024~2025 시즌 전체 평균 가격이 약 42,885 KSh 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가격대는 프리미엄 커피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얼마나 강한지를 증명합니다. 특히 Alliance Berries, Louis Dreyfus 같은 글로벌 바이어들의 적극적인 구매가 이어지면서, 케냐 AA등급 커피의 프리미엄 입지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농민과 시장, 함께 성장하는 구조
가격 상승과 제도 개혁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케냐 커피 산업은 과거와는 다른 선순환 구조로 진입했습니다. 농민은 실질 소득 증대를 체감하며 생산 의욕을 높이고, 투명한 유통 시스템은 국제 바이어들의 신뢰를 끌어올립니다. 공급이 확대되고 품질이 개선되며, 이는 다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향후 3년 내 케냐 정부는 커피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DSS의 성공적 정착과 함께, 케냐 커피 산업이 농민과 시장 모두에게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는 모델로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