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강국 가나가 이번엔 커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2025년 가나 커피 주간 행사에서 가나 커피연맹은 생산 증대, 인프라 개선, 농가 지원, 국내외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한 산업 활성화 전략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연간 100만 주 수준의 묘목 보급에서 시작해 도로와 가공 시설 투자, 농가 교육, 청년과 여성 리더십 지원까지 포괄하는 이 계획은 ‘씨앗부터 컵까지’라는 슬로건 아래 오랫동안 정체된 가나 커피 산업을 근본부터 바꾸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과연 가나는 왜 지금 커피에 다시 주목하는 걸까요?
작지만 잠재력 있는 가나 커피 산업
가나는 여전히 코코아 강국으로 더 잘 알려져 있고, 커피는 ‘기회 작물(opportunity crop)’ 정도의 위치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가나에는 약 1만 7천 헥타르 정도의 토지가 커피 재배에 사용되고 있고, 대부분이 로부스타이며 연간 생산량은 약 3만 7천 상자(60kg 기준)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커피 재배는 아샨티, 보노 아하포, 이스턴, 센트럴, 웨스턴, 볼타 등 일부 지역에 한정되어 있고, 약 8천 명 수준의 소농이 참여하는 작은 산업 구조입니다. Helena Coffee
World Coffee Research는 가나 커피 생산을 소규모·소농 위주, 변동성이 큰 산업으로 평가하며, 투입재·금융·지도(Extension) 부족이 지난 수십 년간 생산 정체와 감소를 초래했다고 설명합니다. 1980년대 가격 폭락 이후 가나 커피산업은 사실상 붕괴 수준까지 축소되었고, 오늘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리베리아·중앙아프리카공화국 다음으로 작은 생산국 가운데 하나로 언급됩니다. Reportlinker가 집계하는 통계 시리즈에서도 1995년 이후 가나의 커피 공급이 연평균 12.5%씩 감소해 왔다고 할 정도로, 장기적 하락 추세가 뚜렷합니다. World Coffee Research / Reportlinker
왜 커피는 코코아에 밀렸나
이 배경에는 코코아에 대한 정책·투자 편중, 품종 갱신 및 수확 후 처리 인프라 부족, 금융 접근성 부족, 낮은 가격 인센티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지적됩니다. Helena Coffee는 “아직 커피 산업을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만들지 못했다”는 현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하며, 표준 부재와 자금 부족이 지속적인 걸림돌임을 강조합니다. Helena Coffee
부활의 신호, 최근 몇 년간의 변화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정부·COCOBOD·국제기구가 커피를 다각화 카드로 다시 주목하고 있습니다. 2014년 정부는 Coffee Rehabilitation Program(CRP)을 도입해 고수확 품종, 기술 지도, 재배 확대를 지원했고, 이 프로그램은 4,500명 이상 소농(여성 약 22% 포함)을 지원한 것으로 보고됩니다. Helena Coffee
가나 코코아위원회(COCOBOD)와 산하 코코아연구소(CRIG)는 코코아 사업의 노하우를 커피에도 확장해 재식재, 농가 교육, 묘목 생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EU와 국제무역센터(ITC)가 지원하는 커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묘목 보급 프로그램이 강화되었고, EU 대표부는 가나의 따뜻한 기후가 로부스타 커피 생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World Coffee Research / EU in Ghana
가나 커피 주간, 산업 재활성화의 본격 시작
이 흐름을 잇는 이벤트가 바로 2024년 첫 Ghana Coffee Week(가나 커피 주간)과 그 후속 행사들입니다. 국제무역센터(ITC)와 가나 커피연맹, COCOBOD 등이 공동 주최한 가나 커피 주간은 국내 소비 촉진, 청년 참여 유도, 이해관계자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열렸고, EU·OACPS가 재정적으로 뒷받침했습니다. 이 행사는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묘목 보급, 청년 농업인 참여 독려, 가치사슬 전반(재배·가공·마케팅) 이해관계자 연계를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는 계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MyJoyOnline
로부스타 글로벌 시장의 호재
전 세계적으로는 로부스타 가격과 수요가 빠르게 오르면서, 가나 같은 로부스타 생산 잠재국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Foodcom과 Genuine Origin의 2024년·2025년 로부스타 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 2월 기준 로부스타 가격은 파운드당 30년 내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는 기후·병해와 공급 제약 속에서 로부스타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World Coffee Research는 가나의 로부스타를 ‘농촌 소득 다변화와 국가 농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중요한 기회 작물’로 규정하며, 적절한 국가 투자만 이뤄지면 생산이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고 평가합니다. Genuine Origin / Foodcom / World Coffee Research
가나 커피연맹의 전략 계획, 무엇을 담았나
가나 커피연맹은 2025년 가나 커피 주간 행사에서 “Revitalising Ghana’s Coffee Sector From Seed to Cup towards Sustainable, Inclusive and Value-Driven Future”(씨앗부터 컵까지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이며 가치 중심의 미래를 향한 가나 커피 산업 재활성화)를 주제로 산업 활성화 전략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은 연 100만 주 수준의 묘목 보급에서 시작해 재배 면적을 늘리고, 도로·가공시설 등 인프라 투자와 농가 교육, 국내 카페 문화 및 수출 시장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MyJoyOnline / Atinka Online
정부와 금융기관의 역할
가나 커피연맹은 정부 및 금융기관의 적극적 투자를 촉구했습니다. 정부는 커피 산업을 24시간 경제 프로그램에 포함시키고, ‘커피 코리더’를 조성하여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투자와 협업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커피 산업의 경쟁력 향상, 청년과 여성 리더십 지원, 시장 접근성 확대, 국제기준 도입 등도 강조되었습니다. 이후 정부 측 인사들은 커피를 지속가능 성장과 농촌 소득 다변화의 축으로 키우겠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MyJoyOnline / TheGhanaReport
품질 개선, 가나 로부스타의 도전
가나 커피 산업의 주요 품종인 로부스타는 자연적으로 높은 수량과 가뭄 저항성을 가지고 있지만, 품질 측면에서는 전통적으로 중간 수준에 머물러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제기구와 현지 커피연맹의 기술 지원과 품질 관리 노력으로 점차 개선되고 있습니다. 국제 커피연구기구(World Coffee Research)가 로부스타 품종에 대한 글로벌 육종 네트워크에 가나를 포함시키면서, 품질 향상을 위한 과학적 연구와 육종 프로그램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World Coffee Research
가나 코코아 연구소(CRIG)는 클론 묘목원을 운영하여 내병성과 수량성이 개선된 로부스타 묘목을 농가에 보급해 품질과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국제무역센터(ITC)는 가나 커피재활성화 프로젝트를 통해 농민들에게 우수 농법, 적절한 수확 및 가공 기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ITC는 커피 가공 핸드북을 발간하여 가나 커피 산업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생산된 원두의 등급과 국제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Pro Partners / Helena Coffee
국내 시장도 깨어나고 있다
가나 내에서도 최근 몇 년간 소규모 로스터리와 카페 증가, Coffee Roasters Association of Ghana(CRAG) 설립, ‘Ghanaian coffee’를 내세운 로컬 브랜드 시도가 이어지며 내수 시장과 브랜드 잠재력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Helena Coffee 기사에서 현지 관계자들은 로부스타 품질 개선(예: 케냐식 등급제 도입, 품질별 차등 가격), 새로운 가공 방식 도입을 통한 니치 시장 개척, 청년·여성 중심의 생산자 조직 강화가 진행 중인 과제로 언급되며, “아직 시장은 작지만, 품질·브랜딩을 개선하면 가나 커피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낙관론도 동시에 소개됩니다. Helena Coffee
일부 현지 스페셜티 커피 생산자들은 지속가능 농법과 사회적 영향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고급 로부스타 커피라는 새로운 시장 창출 시도도 하고 있습니다. Perfect Daily Grind는 가나의 파인 로부스타(Fine Robusta) 가능성을 조명하며, 품질 중심 접근이 새로운 틈새시장을 열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Perfect Daily Grind
지금이 타이밍인 이유
가나 커피연맹의 산업 활성화 전략은 매우 작은 현재 생산 규모·낙후된 가치사슬과 동시에,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정부·국제기구의 재활성화 시도와 로부스타에 대한 글로벌 관심 증가가 맞물려 나온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정책·투자 신호, 묘목 보급 사업, 로컬 소비 증가, 글로벌 로부스타 가격 상승 등이 ‘지금이 커피산업을 다시 키울 타이밍’이라는 기대감을 키운 배경입니다.
산업 현황은 매우 작은 생산 규모, 장기적 하락 추세, 인프라·금융·기술 부족으로 인한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2014년 CRP, COCOBOD·CRIG의 기술 지원, 2024년 묘목 배포 프로그램 강화 등으로 ‘기반은 다시 깔아놓은’ 상태입니다. EU·ITC가 지원하는 커피 프로젝트와 Ghana Coffee Week 개최로, 국내·국제 이해관계자의 관심과 네트워크가 강화되었습니다. 동시에 로부스타 가격·수요 상승으로, 가나의 기후·지형에 맞는 로부스타를 전략적으로 키울 유인이 강화되었습니다. World Coffee Research / MyJoyOnline
이런 상황에서 커피연맹이 ‘씨앗부터 컵까지’를 내세우며 연간 100만 주 수준의 묘목 보급, 인프라(도로·가공시설)와 농가 교육, 24시간 경제 프로그램·커피 코리더 연계, 청년·여성 리더십 및 내수·수출 시장 확대를 한 번에 묶은 전략을 내놓은 것은, 지금의 시장·정책 환경을 활용해 오랫동안 정체된 커피 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MyJoyOnline / Perfect Daily Grind
가나 커피의 미래, 현실이 될 수 있을까
가나 커피연맹의 전략 계획은 생산 증대, 인프라 개선, 농가 지원, 시장 확대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접근입니다. 이 전략이 성공한다면, 가나 커피 산업의 경제적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농가 소득과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가나 커피연맹과 정부, 국제기관 협력으로 로부스타 품질은 향후 지속적인 개선이 기대되며, 이는 글로벌 고품질 로부스타 수요 증가와 맞물려 농가 소득 증대와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과제도 분명합니다. 인프라 투자가 실제로 농가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금융 접근성이 개선될지, 청년과 여성이 실질적으로 커피 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가나 커피 산업의 재활성화는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씨앗부터 컵까지, 그 여정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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