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커피 시장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의 커피 수요는 2018년 이후 14.5% 증가하며 유럽과 북미의 정체세와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소득 증가, 도시화, 모바일 배송 앱 보급 등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 변화입니다. 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필리핀·중국이 글로벌 커피 무역과 기업 전략을 재편하는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하며, 100년 넘게 서구가 주도해온 커피 소비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중국, 세계 최대 카페 시장으로 등극
미국을 제친 5만 매장
중국의 성장세는 압도적입니다. 중국 카페 시장은 2023년 58% 급증해 5만 매장 이상으로 확대되며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브랜드 커피숍 시장으로 등극했습니다. Luckin Coffee 등 로컬 체인이 디지털 주문과 저가 전략으로 시장을 주도하며, 2024년 말 기준 6만 7천 매장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고전하는 동안, 중국 로컬 체인들은 모바일 앱과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Coffee Intelligence
과당 경쟁의 그림자
하지만 빛나는 성장 뒤에는 그림자도 있습니다. 과당 경쟁으로 일부 체인이 가격 인하 경쟁에 돌입하며 시장 포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단기 성장을 위한 출혈 경쟁이 장기적으로 시장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Coffee Intellig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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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수출국에서 소비국으로
3배 폭증한 내수 소비
인도네시아는 전통적인 커피 수출 강국이었지만, 이제 자국 시장이 수출만큼 중요해졌습니다. 인도네시아 국내 커피 소비량은 팬데믹 이전 대비 3배 증가해 2025년 말 480만 자루(약 28만 8천 톤)에 달하며 세계 5위 소비국으로 부상, 일본 추월이 전망됩니다. Es kopi susu(아이스 밀크커피) 같은 저가 RTD(Ready-To-Drink)와 GoFood 같은 배달 앱이 젊은 층 수요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Coffee Intelligence
역설적으로 늘어나는 수입
그러나 흥미로운 역설이 있습니다. 커피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국내 공급 부족으로 베트남과 브라질산 커피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내수 소비 폭증이 자국 생산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고, 이는 생산자 가격 불안정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Coffee Intelligence
인도, 차의 나라에서 커피로
2030년까지 2배 성장 전망
인도 커피 산업은 2030년까지 2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젊은 도시 중산층과 카페 문화 확산이 주동력입니다. 브랜드 커피숍은 2026년 6,110개에서 2030년 1만 개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뭄바이와 델리 같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커피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심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Coffee Intelligence
여전히 낮은 1인당 소비량
하지만 도전 과제도 명확합니다. 1인당 소비량이 여전히 낮아 대중화에는 한계가 있으며, 수천 년 이어온 차(tea) 문화의 잔재가 커피 확산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인도가 진정한 커피 소비 대국으로 도약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Coffee Intelligence
동남아시아, 로컬 체인이 주도하는 새로운 판
베트남은 연간 1인당 2.5~3kg을 소비하며 50만 개 이상의 카페를 보유한 커피 강국입니다. 필리핀에서는 Highlands Coffee 같은 로컬 체인이 달달한 음료 중심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로컬 체인이 글로벌 브랜드를 제치고 시장을 재편하며, 서구 중심의 커피 지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Coffee Intelligence
생산국 내부 소비, 양날의 검
완충 작용과 협상력 강화
생산국 내부 커피 소비 증가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글로벌 가격 변동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며, 자국 생산 생두 소비를 촉진해 농가의 협상력 강화와 공급망 안정화를 가져옵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같은 수출 의존국이 국내 시장을 키우면 수출 쇼크 시 탄력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ICO 자료에 따르면 생산국 소비 비중이 2021/22년 30.5%에서 2022/23년 31.0%로 상승하며 전체 소비 성장(1.7%)을 상회합니다. ICO
특히 스페셜티 커피 국내 수요 확대는 로컬 로스터와 브랜드에 신규 기회를 열어 공급망 가치를 현지화합니다. 브라질 스페셜티 시장 점유율이 2016-2018년 6%에서 12%로 증가한 사례처럼, 고품질 생두가 자국 소비로 유입되는 긍정적 변화도 관찰됩니다. 다만 콜롬비아처럼 수요 충족을 위해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어, 순수한 자국 생산 소비 촉진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Perfect Daily Grind
그러나 농가 소득은 여전히 취약
그러나 업계는 내부 소비만으로는 농가 소득 증대가 미미하다고 비판합니다. Coffee Intelligence에 따르면 아시아 생산국 국내 시장 확대가 가격 스윙을 완화하지만, 농민 수준에서는 글로벌 가격과 기후 영향이 여전해 실질적인 사업 전망 개선이 제한적입니다. Coffee Intelligence
ICO와 Fairtrade 연구는 생산국 소비 증가에도 농가 가구 소득이 비농업 수입에 의존적이며, 인도네시아 농민은 커피 수익 비중이 높으나 케냐처럼 손실 보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Coffee Barometer는 1,250만 농민 중 85%가 경제 불안정과 투입비 상승으로 지속 가능한 투자가 어렵다고 강조하며, 무역 불균형 해소 없이는 내부 소비만으로 한계가 명확하다고 밝혔습니다. Coffee Barometer
내수 확대가 낳은 새로운 딜레마
수출 감소와 외환 위기
내부 소비 증대가 수출 감소로 이어지면 외환 수입과 국가 예산에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저가·저품질 커피 중심 소비는 고급 생두 수출 우선 구조를 유지해 농가 혜택이 적습니다. World Bank 자료처럼 신흥 소비국의 저가 커피 접근이 생산국 패턴을 형성하지만, 기후 리스크와 공급 과잉 우려로 농가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World Bank
글로벌 가격 변동성 증폭
아시아 중심 이동은 무역 경로 변화를 촉진하지만, 서구 수요 둔화 시 공급 과잉 우려도 존재합니다. 글로벌 가격 변동성과 기후 리스크가 생산국 농가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아시아 시장이 성장하더라도 이 구조적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Coffee Intelligen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