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가장 바쁜 날이 노조의 가장 긴 싸움으로 번졌습니다. 2025년 11월 13일 레드컵 데이에 시작된 ‘Red Cup Rebellion’ 파업이 종료일 없이 확대되며, 전국 65개 도시 95개 매장에서 2,000명 이상의 바리스타가 참여하는 장기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일부 노조는 펜실베이니아 동부 최대 물류센터를 봉쇄하며 공급망까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본사는 “미국 내 17,000개 매장 중 99%가 정상 영업 중”이라고 강조하며 파업의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대응하고 있습니다. 4년 넘게 이어진 노사 갈등, 과연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2021년 버팔로에서 시작된 노조 운동
2021년 12월, 뉴욕 버팔로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19대 8 투표로 첫 노조가 결성되며 전국적인 노조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2022~2023년 동안 100개 이상의 매장이 노조화되었고, 노조는 NLRB(미국 연방노동관계위원회)에 1,000건 이상의 부당노동행위(ULP)를 제기했습니다. 노조버스팅, 부당 해고 등이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Starbucks Workers United / Wikipedia
2023년 3월에는 117개 매장에서 ‘One Day Longer’ 파업이 벌어졌고, 같은 해 11월 레드컵 데이에는 첫 ‘Red Cup Rebellion’이 150개 매장에서 1일 파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2024년 2월, 양측은 ‘Path Forward’ 프레임워크 합의를 통해 조직화와 법적 이슈 해결을 약속했지만, 2024년 12월 크리스마스 전에 300개 매장에서 5일 파업이 다시 발생하며 약속 위반이 주장되었습니다. BBC / Al Jazeera
2025년 레드컵 데이, 오픈엔디드 파업이 시작되다
2025년 4월 이후 6개월간 회사로부터 신규 제안이 없자, 노조는 90% 이상의 투표로 파업을 승인했습니다. 2025년 11월 13일 레드컵 데이, Starbucks Workers United가 주도하는 ‘Red Cup Rebellion’은 종료일을 정하지 않은 ‘오픈엔디드’ 부당노동행위(ULP) 파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초기 65개 매장에서 약 1,000명이 참여했지만, 1주일 만에 95개 매장 2,000명 이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Daily Coffee News / Starbucks Workers United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
노조는 수백 건에 달하는 부당노동행위(ULP) 제기 건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첫 단체협약(first union contract) 체결과 함께 임금 인상, 근무시간 확대(인력·스태핑 개선), 징계·해고 등과 관련된 ULP 해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Workers United는 지금까지 1,000건이 넘는 ULP를 제기했고, 그중 650건 이상이 아직 미해결 상태라고 주장합니다. Daily Coffee News
노조는 “회사 하루 매출의 일부만 투입해도 요구 조건을 수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CEO 보수와 비교해 노동조건 개선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비판합니다. 노조 측은 “저임금·인력 부족·ULP 650건 이상 미해결”을 핵심 쟁점으로 삼아, 4년간 첫 계약조차 체결되지 않은 점을 회사 ‘노조버스팅’ 증거로 제시합니다. Starbucks Workers United
물류센터 봉쇄, 공급망 압박으로 확대
11월 21일, 100명 이상의 바리스타와 연대 노동자들이 펜실베이니아 소재 스타벅스 동부 최대 물류센터(Distribution Center)를 봉쇄해 트럭 진입을 차단했습니다. 이 물류센터는 미국 동부권 상당수 매장에 제품·소모품을 공급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어, 파업이 매장 단위를 넘어 공급망 전체를 겨냥한 압박 수단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Fresh Cup Magazine
같은 날 추가로 25개 도시 30개 매장의 근로자가 파업에 합류하면서, 초기 65개 매장에서 더 많은 지점이 동참해 파업이 “두 번째 주”에 접어든 시점에도 확장 국면임을 보여줍니다. 노조는 “동부 최대 물류센터를 전면 봉쇄해 필수 물품 공급을 끊었다”고 강조하며, 파업 수단으로 물류 거점을 직접 겨냥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합니다. Fresh Cup Magazine
정치권도 나섰다
뉴욕시 당선 시장 Zohran Mamdani는 SNS를 통해 파업 기간 동안 스타벅스 이용을 자제하고, 파업을 지지해 달라고 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호소했습니다. 2025년에는 연방·주 하원의원 100명 이상이 회사 측에 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고, 일부 도시의 선출직이 “스타벅스 불매”까지 언급하고 있어, 정치적 부담이라는 면에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한 압력이 작용하는 편입니다. Fresh Cup Magazine / CNBC
스타벅스 “99% 매장 정상 영업 중”
스타벅스는 미국 내 약 17,000개 매장 가운데 99%가 파업 기간에도 정상 영업 중이라고 밝히며, 노조가 예고한 매장 상당수가 실제로는 문을 닫지 않았거나 다시 영업을 재개했다고 주장합니다. 회사는 자사 제안이 이미 경쟁력 있는 임금과 복지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노조 측이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어 양측 간 입장차가 큰 상태입니다. Daily Coffee News
일부 비즈니스·소비자 관점에서는 파업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의 레드컵 데이가 북미에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는 점을 들어, 노조의 전술이 실제 수익 타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레드컵 데이와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도 북미 매출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는 보도는, 단기적으로 회사가 파업을 “버틸 수 있는” 재무 여력이 크다는 신호로 읽히며, 이는 곧 단기 타협 유인을 약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Forbes
이 파업은 언제 끝날까
현재 ‘Red Cup Rebellion’ 파업은 단기간에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수주 이상 이어질 수 있는 장기 국면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결국에는 일정 수준의 타협이나 부분 합의로 정리될 가능성이 크지만 시점은 불투명합니다. 최근 지역 방송 보도에 따르면 회사와 Starbucks Workers United는 2025년 4월 이후 공식 교섭 자리에 함께 앉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정치적·상징적 파업’ 단계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KIRO 7
다만 Reuters와 CNBC 등은 2024~2025년 사이 양측이 몇 차례 “프레임워크 합의”나 협상 재개 선언을 한 전례를 지적하며, 정치권·주주 압력이 커지면 제한적이지만 임금·스태핑 개선을 포함한 타협안이 재부상할 수 있다고 봅니다. 현 파업의 핵심 요구는 “스태핑(근무시간·인력 충원), 실질 시급 인상, 수백 건의 ULP(부당노동행위) 해결”로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에, 과거처럼 ‘복지·교육 프로그램 일부 확대’ 수준의 상징적 양보보다는, 특정 주·도시에서 시범적으로 근무시간 보장과 임금 인상을 조합한 패키지 딜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있습니다. Reuters
과거 파업과 비교하면
2022년 보스턴 인근 매장에서 벌어진 64일 파업이 스타벅스 단일 매장 기준 최장 기록으로, 협상 대신 사실상 “지구전 끝 피로 누적에 따른 종료”에 가까운 형태로 마무리된 바 있습니다. 현재처럼 300~550개 매장, 약 9,500명 규모의 전국 분산 파업은 매장별로 온·오프를 조절할 수 있어, 개별 매장은 수일~수주, 전체 캠페인은 한 시즌(1~3개월) 이상 이어질 여지가 있는 구조입니다. Restaurant Dive / Al Jazeera
2023년 Red Cup Day에는 200개 매장에서 5,000명 이상이 참여한 ‘1일 파업’이 기록상 최대였으나, 2024년에는 300개 매장, 2025년에는 전국 60여 도시에서 오픈엔디드 파업으로 전환되면서 ‘일회성 이벤트’에서 ‘장기 세력전’으로 성격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규모·정치적 압력 측면에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하지만, 경제적 타격은 제한적이라는 점이 이번 파업의 독특한 특징입니다. Economic Policy Institute
4년째 계속되는 싸움, 누가 먼저 손을 내밀까
이번 파업은 ‘open-ended’ ULP 파업이기 때문에, 법적으로나 전략적으로 노조가 몇 주 단위로 반복·확대하는 패턴을 선택할 여지가 있습니다. 2024년에도 연말 휴가 시즌을 앞두고 5일 연속 파업이 있었지만, 회사는 전체 운영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으며, 실제로 이후 수개월 동안 뚜렷한 종결 합의 없이 교착 상태가 이어진 바 있어, 2025년에도 비슷하게 “몇 주 간 간헐적·지역적 파업 → 부분 합의 또는 NLRB(미 연방노동관계위원회) 판결 대기”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ABC News
노조는 650건 이상 미해결 ULP, 1,000건 이상 누적 제소 건을 전면화해 ‘법적·평판 리스크’를 만들어 내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소비자·투자자 이미지와 규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어느 시점에는 최소한의 상징적·부분적 양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반면 회사는 이미 평균 시급·복지가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추가 비용이 주가·투자자에 미치는 영향”을 의식해 전국 단위 일괄 인상에는 소극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Reuters
종합적으로, 단기(향후 수주)에는 파업·피케팅·물류 거점 압박이 간헐적으로 이어지면서 연말·연초 중요 판매 시즌을 지렛대로 삼는 국면이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중기(수개월 단위)에는 NLRB 판결, 주주·정치권 압력, 소비자 여론 변화에 따라 “특정 요구(스태핑·ULP 일부 해결)에 한정된 부분 타협 + 장기 협상 프레임워크 재가동” 시나리오가 유력합니다. 과거와 비교하면, 매출 타격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지만 정치·법적 리스크는 커진 구조라, “쉽게 끝나기는 어렵지만, 완전 결렬보다는 단계적 타협으로 봉합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는 분석이 주류입니다. Al Jazeera
4년 넘게 이어진 스타벅스 노사 갈등은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미국 서비스 산업의 노동 환경, 노조 조직화의 미래, 그리고 기업과 노동자 사이의 힘의 균형을 둘러싼 상징적 싸움이 되었습니다. 레드컵 하나가 상징하는 것이 이제는 단순한 홀리데이 마케팅이 아니라, 누가 먼저 손을 내밀 것인가를 묻는 긴 싸움의 시작점이 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