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미국 커피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콜롬비아가 브라질을 제치고 미국 최대 커피 공급국으로 도약할 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브라질산 커피에 부과된 50% 고율 관세와 기후 문제가 겹치면서 공급 구조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으며, 베트남과 멕시코도 이 공백을 메우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때 확고했던 브라질의 지위는 어떻게 흔들렸고, 새로운 공급국들은 어떻게 기회를 잡았을까요?
콜롬비아, 미국 커피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콜롬비아의 약진은 숫자로 명확히 드러납니다.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 콜롬비아의 대미 커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하며 330만 백(60kg 기준)에 달했습니다. 같은 기간 브라질의 대미 커피 수출은 20.7% 감소해 500만 백에서 400만 백으로 줄어들었죠. Daily Coffee News
콜롬비아 커피가 주목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미국 내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선호도 증가와 맞물려 안정적인 품질 관리가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브라질의 생산량이 기후 문제로 감소하면서 대체 공급국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콜롬비아가 가장 먼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Bloomberg
콜롬비아 국가커피수출업자협회(Asoexport)는 2025년 수출 금액이 5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하며 경제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브라질의 빈자리를 메우는 수준을 넘어, 미국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Reuters
브라질은 왜 물러섰나? 50% 관세의 충격
브라질의 공급 감소는 단순한 기후 문제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결정타는 2025년 8월 6일부터 미국이 브라질산 녹색 커피(생두)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로, 브라질 정부와의 정치적 마찰 및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명분으로 내세웠습니다. Intelligence Coffee / Algrano
이 관세의 파급력은 즉각적이었습니다. 2025년 9월 브라질의 대미 커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3% 급감했습니다. 브라질 커피수출업협회(Cecafé)는 미국 시장 수출이 33만 3천 백(60kg 기준)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하며, 관세 부과가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Reuters / Exame
브라질은 미국의 주요 공급국이었지만, 수출 단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엘니뇨 영향으로 인한 생산량 저하, 물류 비용 상승, 내부 소비 증가까지 겹치면서 브라질 커피는 미국 시장에서 급속히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Glottis Global
관세가 바꾼 미국 커피 시장 지형도
관세 부과 이후 미국 내 시장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미국 내 로스터리 기업들은 원두 가격 상승과 공급 제약을 동시에 겪고 있으며, 브라질 커피의 대체재를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등 산지가 주목받으면서 콜롬비아 커피는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CNN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는 브라질의 수출 축소뿐만 아니라 미국 내 커피 가격을 소매 기준 최대 18%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소비자들은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게 되었고, 로스터들은 공급망을 재편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었습니다. 특히 브라질 커피가 ICE 거래소의 인증창고에서도 빠르게 줄어들면서, 전체 커피 재고 감소와 가격 상승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브라질과 콜롬비아 간의 포지션 교체를 넘어 글로벌 커피 시장의 공급 구조 전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Bloomberg
베트남과 멕시코, 빈자리를 채우다
콜롬비아만이 기회를 잡은 것은 아닙니다. 브라질의 공급 감소로 생긴 공백을 베트남과 멕시코도 적극적으로 메우고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은 2025년 들어 미국뿐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도 공급을 크게 확대했습니다. 베트남의 약진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2025년 1~4월 동안 베트남이 멕시코로 수출한 커피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71% 증가했으며, 미국 시장에서도 베트남 커피의 수입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멕시코와 베트남 간에는 상호 수입이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나, 중남미와 아시아 간 커피 교역 네트워크가 새롭게 형성되고 있습니다. ITPC Ho Chi Minh City / VizionAPI
2025년 미국의 새로운 커피 관세 체계에서 베트남에는 20%, 콜롬비아와 코스타리카에는 각각 10%, 15%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50% 관세에는 미치지 않아 상대적인 가격 메리트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죠. Genuine Origin / CoffeeBI
스위스와 캐나다, 과테말라 등의 중남미 산지도 미국 수입 커피 시장에서 포지션을 일부 강화하고 있지만, 베트남처럼 급격히 점유율을 키우고 있는 국가는 드물다는 평가입니다. 결국 브라질 커피의 미국 시장 공백을 주도적으로 메우고 있는 국가는 콜롬비아와 베트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Tridge
일시적 현상일까, 구조적 변화일까?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과연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엇갈린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는 콜롬비아의 수출 증가가 일시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기후 상황이 개선되고 관세 정책이 완화되면 언제든지 공급량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죠. 또한 국제 커피 가격의 변동과 환율 환경도 콜롬비아 커피 수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가격 경쟁력이 변화하면 공급국 순위도 다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Coffee & Tea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콜롬비아가 미국 커피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공급처 중 하나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특히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콜롬비아의 브랜드 가치와 품질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어, 단순한 대체재를 넘어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El País
결국 2025년 미국 커피 시장의 변화는 정치적 관세 정책과 기후 변화, 품질 선호도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브라질의 공백은 콜롬비아와 베트남에게 기회가 되었고, 이는 글로벌 커피 공급망의 다변화라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들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되었지만, 동시에 더 다양한 산지의 커피를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이 변화가 일시적 흐름으로 끝날지, 아니면 새로운 시장 질서의 시작이 될지는 향후 브라질의 회복 속도와 미국의 무역 정책 방향에 달려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