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G 지속가능성 전략, 방향은 맞지만 투명성은 절반의 성공
Neumann Kaffee Gruppe(NKG)가 함부르크 본사에서 ‘지속가능성 보고서 2026’과 함께 새로운 지속가능성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처음으로 EU CSRD 형식을 도입하고 이중 중대성 평가를 거쳤다는 점에서 대형 그린커피 트레이더 중에서도 비교적 체계화된 공시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나무 배포 수나 배출량 감축률 같은 긍정적 지표만으로 소농 생활임금 미달, 시장 집중, 미해결 인권 분쟁 같은 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 글에서는 NKG 전략의 핵심 개념을 쉽게 풀어보고, 동종 업계와 비교했을 때 무엇이 부족한지까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NKG는 어떤 회사인가
NKG는 생두를 직접 재배·수출하는 회사가 아니라, 산지에서 소비국 로스터까지 연결하는 물류·품질관리·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개·트레이딩 그룹입니다. 28개국에 40개 이상의 커피 전문 자회사를 두고 3,3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2026년 8월 26일 새 보고서를 공개했지요.NKG
왜 CSRD 형식을 도입했나
CSRD(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EU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는 EU가 2023년부터 시행한 ESG 공시 의무화 법률로, 기존 NFRD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을 요구합니다. 특히 기업 활동이 사람·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지속가능성 이슈가 거꾸로 기업 재무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따지는 이중 중대성(double materiality) 평가와 Scope 3 배출량 공시, 감사 의무까지 포함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가장 광범위하고 복잡한 공시 규정으로 꼽힙니다. NKG는 2028년 완전 준수를 목표로 올해 자발적으로 이 형식을 도입했는데, 그 과정에서 181개의 잠재적 리스크·기회 항목을 검토해 41개 핵심 이슈로 압축하는 이중 중대성 평가를 거쳤습니다.Global Coffee Report
전략을 이루는 세 개의 축
Nature, 토양과 생물다양성을 회복하다
Nature 축은 생태계 보호와 토양 건강, 생물다양성 증진을 목표로 합니다. 멕시코·브라질·우간다에 있는 5,000헥타르 규모의 NKG 직영 농장을 ‘살아있는 실험실’로 삼아 애그로포레스트리(커피나무 사이에 그늘목이나 다른 작물을 함께 심는 농림복합경영 방식), 간작, 최소경운 등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특히 콜롬비아에서는 Cotierra와 협력해 바이오차(식물성 잔여물을 저산소 상태에서 태워 만든 숯 형태의 토양개량제로, 탄소를 수백 년간 가두고 토양 보수력을 높이는 기술)를 도입했고, 우간다 Kaweri 농장에서는 습식 가공 폐수를 퇴비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에요.Coffee Geography
Resilience, 기후 변화에 대비하는 힘
Resilience 축은 기후 변화 대응이 핵심입니다. NKG는 2022년 이후 Scope 1·2 배출량을 33.9% 감축했고, 처음으로 Scope 1·2·3 전 범위 탄소발자국을 3년 연속 산정해 기후행동계획을 수립했습니다. 더 나아가 NKG Bloom 프로그램을 통해 케냐·온두라스 농가에 기후스마트 농법을 교육한 결과, 생산비 절감과 함께 수확량이 30~54% 늘었다고 보고했지요.Coffee Geography
Livelihoods, 소농의 생계를 지탱하다
Livelihoods 축은 소농의 빈곤 문제를 다룹니다. 350명 규모의 농가서비스단(Farmer Service Units)이 영농·경영·시장 접근·종자·금융 지원을 제공하며, NKG Verified 프로그램을 통해 3만 개 이상 농가의 완전 추적 가능한 지속가능 커피를 구매자에게 공급하고 있습니다.Coffee Geography
숫자로 확인하는 성과
지난 1년간 애그로포레스트리·간작 프로그램을 통해 2,090만 그루의 나무를 배포했으며, 이는 지난 5년 누적 4,360만 그루 중 절반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산림 모니터링은 15만 헥타르 이상, 10만 개 이상의 커피 필지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고, 자체 농장에서는 2,316헥타르의 산림·생태계를 복원하고 2,513헥타르를 보전 중이에요.NKG
신중하게 봐야 할 이유
서약은 늘었지만 구조는 그대로다
2026년판 Coffee Barometer는 지속가능성 서약은 늘었지만 구조적 개혁은 따라오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산업 전반에 걸쳐 그린워싱(실제보다 과장된 환경 주장)과 그린허싱(공개 보고를 줄여 감시를 피하는 현상)이 반복되는 패턴을 짚었습니다. 특히 5장은 기업들의 공시가 투명성, 생활임금 격차, 기후 공약, 책임성 측면에서 기본 기대를 충족하는지 평가하며, “불투명성은 선택”이라고 결론짓습니다. 이 표현은 기업이 정보를 몰라서 못 알리는 게 아니라, 알아도 전략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Coffee Barometer 2026
소수 대형 트레이더의 시장 지배력
Business & Human Rights Resource Centre가 소개한 조사보고서 “Exploitation and Opacity”는 멕시코 치아파스·베라크루스 지역에서 ECOM, NKG, Louis Dreyfus 등 소수 대형 트레이더가 생두 시장을 지배하며 생산 조건을 좌우하고, 네슬레·스타벅스의 자체 인증제도(4C, C.A.F.E. Practices)는 정작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최빈곤 소농을 배제한다고 지적합니다.Business & Human Rights Resource Centre
Kaweri 농장, 끝나지 않은 배상
우간다 Kaweri 농장은 2001년 무벤데 지역 4개 마을 주민 약 4,000명이 강제 퇴거당한 사건으로 오랜 법적 분쟁을 겪어왔습니다. 2013년 판결로 Kaweri Coffee Plantation과 우간다 정부에 배상 책임이 인정됐고, 2022년 2월 캄팔라 고등법원에서 258명의 원고에 대해 약 25억 8천만 우간다실링의 배상에 합의했지만, 국제 인권단체 FIAN의 2026년 문서에 따르면 해당 지급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합의하지 않은 나머지 피해자들은 여전히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 사안은 스위스 커피무역협회(SCTA) 명예회장 Walter Zwald가 2026년 6월 협회에 구속력 있는 지속가능성 기준 도입을 요구하며 사임을 예고하는 서한에서 구체적 사례로 제시하기도 했지요.Coffee Trade Justice
ofi와 비교하면 무엇이 다른가
같은 체급의 그린커피 트레이더 중에서는 ofi(Olam Food Ingredients)가 NKG보다 훨씬 세분화된 수치를 공개하는 편입니다. ofi는 ‘Coffee LENS’ 보고서에서 원산지별 생활임금 미달 비율을 그래프로 공개하는데, “멕시코와 과테말라에서는 조사한 농가의 4분의 3 이상이 생활임금 기준 이하”라는 부정적 수치까지 명시했습니다. 더 눈에 띄는 점은 목표 미달 항목도 숨기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아동노동 모니터링·구제 시스템(CLMRS)을 고위험 원산지 8곳 중 단 1곳에서만 구축했다고 밝히거나, 생계지원 농가 수가 2023년 115,800가구에서 2024년 98,560가구로 줄어든 이유(EUDR 대응을 위한 자원 재배분)까지 설명했습니다.ofi Coffee LENS
Volcafe의 모기업 ED&F Man도 매년 보고서를 내고 TCFD를 도입하는 등 형식적 진전은 있지만, World Benchmarking Alliance 평가에서는 배출량 목표의 신뢰성을 판단할 근거를 최소 수준으로만 제공한다는 뜻의 등급을 받았습니다. 결국 보고서를 낸다는 사실과, ofi 수준의 세분화된 수치를 공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셈입니다.World Benchmarking Alliance
종합 평가, 방향은 맞지만 검증은 계속돼야 한다
NKG의 이번 보고서는 CSRD 정렬, 이중 중대성 평가, 정량적 KPI 도입 등 대형 트레이더 중에서는 비교적 체계화된 공시 형태를 갖춘 것으로 평가할 만합니다. 다만 애그로포레스트리 나무 배포 수나 배출량 감축률 같은 긍정적 지표만으로 소농 생활임금 미달, 노동력 착취, 시장 집중, 미해결 토지·인권 분쟁 같은 산업 전체의 구조적 문제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원두 소싱 시 이런 대형 트레이더의 지속가능성 보고서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참고자료로 활용하되, 개별 농장·협동조합 단위의 추적 가능성까지 확인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더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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